관계를 나누면 사례 풀이가 쉽다.

 

지난 포스팅에 이어 민법 사례를 더 진행시켜 보도록 하겠습니다.


 - 사 례 -

1997.2.1 생인 비니코알라는 2015.11.11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카우보이 신용카드회사와 카드가입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다음 날 그 신용카드로 보부상코알라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컴퓨터 부품을 10만원에 구입하였으며, 이에 카우보이 회사는 보부상코알라에게 그 대금을 지급하였다. (카우보이 신용카드회사와 보부상코알라 사이에는 신용카드 가맹점 계약이 체결되어 있다.) 그런데 그 다음날 

 (1) 비니코알라가 신용카드가입계약을 취소하였다면 반환해야 하는 것은 컴퓨터 부품인가 대금인가?

 (2) 비니코알라가 컴퓨터 부품 매매계약을 취소하였다면 반환해야 하는 것은 컴퓨터 부품인가 대금인가?


지난 포스팅에서는 민법 사례를 도식화 할 때는 "계약"을 "선분"으로 개념화하면 이해하기가 편리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위 사례를 그 Tip에 따라 다시 한번 그림으로 표현해보겠습니다.


<그림1>


 자, 이 상태에서 설문(1)과 (2)를 보다 쉽게 풀이하기 위해서 관계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그래야 앞으로 설명드릴 "부당이득"이라는 법률관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2>

이 <그림2>처럼 각기 나누어서 풀이를 진행을 해야 헷갈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A'는 신용카드가입계약에 따른 기초적인 신용카드 법률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신용카드란 물품 용역 등의 외상 구입 후 일정 기일이 경과하면 카드발행회사에 그 대금을 지급하는 것을 전제로 신용이 주어지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B'는 컴퓨터 부품 매매 계약관계로 카드회사가 물품 대금을 지급할 것을 전제로 외상으로 컴퓨터 부품을 구매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C'는 신용카드 가맹점 계약관계를 나타낸 그림입니다.

 설문(1)에 답하기 위해서 비니코알라와 카우보이 회사의 관계를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설문(1)에서 비니코알라는 자신이 미성년자임을 이유로 민법 제5조 제2항에 의거하여 A계약을 취소한 것입니다. 따라서 A계약만이 소급하여 무효로 되고 무엇을 반환해야하는지가 문제되는데, 이 때 A' 그림을 보면 카우보이 회사는 물품 대금 상당의 신용을 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되돌려 받아야 하는 것도 역시 그에 상응하는 물품 대금 상당의 이익임을 알 수 있습니다.

돌려받아야 하는 것은 준 것이다.


 다음으로 설문(2)에 답하기 위해서 보부상코알라와 비니코알라의 관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설문(2) 역시 비니코알라는 자신이 미성년자임을 이유로 민법 제5조 제2항에 의거하여 A계약을 취소한 것입니다. 따라서 B계약만이 소급하여 무효로 되고 무엇을 반환해야하는지가 문제되는데, 이 경우에도 역시 B' 그림을 보면 보부상코알라는 컴퓨터 부품을 준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되돌려 받아야 하는 것도 역시 그에 상응하는 컴퓨터 부품인 것입니다.


급부행위(컴퓨터 부품을 주는 행위)에 의하여 수익이 생긴 경우로서

이를 가리켜서 급부 부당이득라고 한다.

  

- 법률용어 -

-  부당이득이란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얻은 이익을 가리킨다.(741조 참조)

-  부당이득의 일반적 성립요건은 제741조에 규정되어 있다. 그에 의하면 부당이득이 성립하기 위하여서는 ①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에 의하여 이익을 얻었을 것(수익), ② 그러한 이익을 얻음으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했을 것(손실), ③ 수익과 손실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을 것, ④ 법률상의 원인이 없을 것이라는 네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 급부행위에 의하여 수익이 생긴 경우(급부 부당이득)에는 급부의 근거가 되는 '채권의 존재'가 법률상의 원인이다. 따라서 채권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급부한 경우에는 부당이득으로 된다. 급부 당시에는 채권이 존재하였지만 후에 소급하여 소멸한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채권이 존재하지 않는 예로는 ① 채권행위가 무효(746조의 제한이 있음)·취소·해제된 경우 ② 채무자 아닌 자가 잘못하여 변제로서 급부한 경우(742조 내지 744조의 제한이 있음), ③ 채무자 아닌자가 타인의 채무를 제3자의 변제로서 변제하였으나 제3자의 변제로서의 효과가 생기지 않은 경우(469조 참조), ④ 채무자가 진정한 채권자가 아닌 자를 채권자로 잘못 생각하고 변제하였으나 유효한 변제로서 인정되지 못한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 송덕수, 신민법강의[제3판] 참조


 다음 포스팅에는 이번 사례에 기초가 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하고 판례를 읽을 때 도움이 될 소소한 Tip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법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글을 쓰기 전에 여러 번 주저했습니다. 과연 얼마나 되는 사람이 이 글을 볼 것이며, 또한 나는 법학에 관에서 글을 쓸 자격은 있는 것일까. 고민하던 끝에 법학을 전공하면서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다른 사람은 조금이나마 적게 겪기를 바라는 생각에서, 그리고 개인적인 동기부여 차원에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모쪼록 부족하더라도 선해(善解)하여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은 사라진 법학과(法學科)의 커리큘럼에 맞추어 보면, 법학을 시작할 때에는 민법총칙(교과서)을 먼저 읽으라고 합니다. 민법이 역사적으로 아주 오래 전부터 발전하여 다른 영역에서 개념을 빌리기도 하기 때문에 기초학문으로서 민법총칙부터 읽으라고 많이들 이야기 합니다. 제가 이번 포스팅에서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런 민법을 접하기 전에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두면 도움이 될 "관계"라는 개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민법 사례를 풀기 위한 방법 "계약=선분"


 민법을 공부하는 최종적인 목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민사 사례를 풀기 위함인데요, 그렇다면 민사 사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맺고 있는 관계가 그 예인데요, 바로 "계약"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많은 계약을 맺고 살아갑니다.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이러한 모든 행동들이 민사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민사 사례는 때로는 무척 복잡하기 때문에 도식화하면 이해하기 편할 때가 많습니다. 민법 사례를 도식화 할 때는 "계약"을 "선분"으로 개념화하면 이해하기가 편리합니다. 


- 사 례 -

1997.2.1 생인 비니코알라는 2015.11.11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카우보이 신용카드회사와 카드가입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다음 날 그 신용카드로 보부상코알라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컴퓨터 부품을 10만원에 구입하였으며, 이에 카우보이 회사는 보부상코알라에게 그 대금을 지급하였다. (카우보이 신용카드회사와 보부상코알라 사이에는 신용카드 가맹점 계약이 체결되어 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비니코알라는 신용카드가입계약을 취소하였다.


위 사례에는 두 가지 법률용어가 있는데요, 그것은 계약(契約)과 취소(取消)입니다. 


- 법률용어 -

- 계약은 법률행위의 일종이다.

- 취소란 일단 유효하게 성립한 법률행위의 효력을 무능력 또는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착오, 사기, 강박을 이유로 법률행위를 한 때에 소급하여 소멸하게 하는 취소권자의 의사표시이다. 따라서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라 할지라도 취소권자의 취소가 있을 때까지는 유효하되, 취소가 있으면 소급하여 무효로 된다. 


계약은 선분으로 도식화하면 편하다는 Tip을 모르는 상태에서 법률용어에 대한 해석만 알고 있을 경우, 초보자는 위 사례를 비니코알라의 취소로 모든 계약이 무효로 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사례에는 3가지 서로 다른 계약이 있습니다. 

A-카드가입계약, B-컴퓨터부품 매매계약, C-신용카드 가맹점 계약.

이 사례를 그림으로 간단히 표현하면 다음 그림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 조 문 -

민법 제5조 제1항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함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권리만을 얻거나 의무만을 면하는 행위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5조 제2항 : 전항의 규정에 위반한 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


위 사례에서 비니코알라는 자신이 미성년자임을 이유로 민법 제5조 제2항에 의거하여 A계약을 취소한 것입니다. 따라서 A계약만이 소급하여 무효로 됩니다. 따라서 아래 그림과 같이 B계약과 C계약은 여전히 유효한 것입니다.




이처럼 민법 사레는 "관계"를 나누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즉, 위 사례에서는 카우보이 회사와 비니코알라간의 관계, 보부상코알라와 비니코알라와의 관계, 카우보이 회사와 보부상코알라와의 관계를 각각 나누어서 생각해야만 문제가 쉽게 풀린다는 것입니다.


이해가 가시나요? 부족한 설명이나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포스팅에는 위 사례를 기초로 하여 비니코알라가 A계약(신용카드가입계약)을 취소했을 때 카우보이 회사에게 반환해야 하는 것이 컴퓨터부품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에 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